근 보름 동안 자극적인 꿈을 꾸었다. 무언가 변화를 알려주는 것 같다. 새로운 옷을 입은 나 자신을 보았고, 말끔한 2차선 도로를 보았다. 냄비에 맑은 물이 가득하기도 했고 누군가로부터 칼에 찔렸다. 마침내 오늘 새벽에는 잘린 머리를 비닐 포대에 담아 놓고 처치가 곤란해 불안해하는 꿈을 꾸었다. 꿈 해몽 '설' 들에 의하면 새 직장을 얻거나 추구하려는 일이 잘되거나, 복권에 당첨되거나, 나쁜 일을 겪게 되거나 실제 칼에 찔릴 수도 있다. 모순적인 해몽이 상존한다.
잘린 머리를 담던 오늘 새벽의 꿈에서는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어 잠결에 인터넷을 검색하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나에게 일감을 주는 플렛폼 회사가 그 원청 업체에게 십여 년이 넘게 유지해 온 용역 계약을 해지 당했다고 한다. 그러니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한다. 근래에 일감이 줄어들었던 이유이고 오늘부터 자투리 시간에 할 일이 없어졌다.

예지 하는 꿈은 나의 경우 분명히 있다. 데자뷔라고 하는 어떤 장면이 현실의 어느 순간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복권 당첨 번호이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에너지를 불러들인다고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들은 절대로 예지몽에 나오지 않는다. 지나고 나서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접하면 전에 꾼 꿈이 불현듯 생각난다. 예지몽을 믿고 일어나지 않을 일을 기대하여 현실에 나의 생각과 행동을 투영하면 상황은 더 꼬이고 만다. 직장에 어떤 변동이 있는 것을 미리 암시하는 꿈을 꾸고 삼 십 대 초반 무렵에 무작정 그만둔 적이 있었다. 그 이후 한 두어 달간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잠깐의 명상자세로 앉아 있음이 예지몽을 자주 불러오는 것은 사실이다. 예지몽을 꾸게 되면 막연한 기대를 가지게 되고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 될 수도 있어서, 들뜬 기분이거나 은근한 불안으로 일상에 파고든다. 기대와 불안한 예감은 버려야 한다. 꿈을 꾼 즉시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좋다. 데자뷰를 만나거나 나쁜 소식을 듣게 되면 그때 꿈을 잠깐 떠올린다. 예지몽은 정서적인 충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나의 자아의 어떤 부분이 미래 정보를 피드백하는 현상이라고 여기니 마음이 편해진다.
다행히 나의 예지몽 들은 매우 사소한 일상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예지몽을 꾸게 되는 특효약과 비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글로 써볼까한다.


